침묵과 고독이라는 주제, 내면의 사색을 그리는 손아트(sonart) 작가의 개인전 [밤의 경계에서]

By 2020/10/12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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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고독이라는 주제, 내면의 사색을 그리는 손아트(sonart) 작가의 개인전 [밤의 경계에서]

어두운 내부를 밝히는 몇 개의 빛 줄기, 고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발길을 옮기면 전시장 내부는 심오하면서도 편안한 기분이 들게 했다. 한적한 심야의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감정들을, 대 낮의 ‘밤의 경계에서’ 전시장에서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었다. “침묵과 고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 뒤에 가려진, 그 시간만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와 순간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던 손정기 작가는 밤의 시간을 통해 깊은 고뇌와 사색을 경험하며 내면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섬세한 손 그림으로 완성한 저마다의 감정에 공감하며 어두운 내면을 마주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전시, <밤의 경계에서>. 손정기 작가와 함께 전시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안녕하세요! 언플러그드바바 독자분들께 소개와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손정기 작가입니다. 현재 손아트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고, ‘모노보트(monoboat)’ 라는 아트상품 브랜드를 런칭 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전시 ‘밤의 경계에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밤의 경계에서 느낀 감정들을 그려낸 전시에요. 밤은 침묵과 고독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침묵과 고독이라고 하면 우울하거나 먹먹해 지고,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잖아요. 단어가 주는 어두운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그 시간 자체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침묵과 고독의 시간을 통해 깊은 사색과 스스로의 내면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 뒤에 가려진, 침묵과 고독의 시간만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와 순간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Q. 이번 전시의 영감은 어디서 받으셨나요?
A. 작년부터 올해 중순까지 우울증이 있었어요. 그때 밤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무척 어둡고 먹먹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우울의 감정들이 더욱 짙어졌고요. ‘밤’이라는 시간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적으로 고독의 시간을 가지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복합적인 감정들 가운데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작품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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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의 개인전들과 이번 전시가 다른 점이 있다면요?
A. 전적으로 저의 내면에 집중 했어요. 과거에는 외부에서 영감을 얻으려 했거든요. 예를 들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와 그 본질에 대한 탐구 같은 거요.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제 시간에서 직접적으로 느낀 감정들을 표현한 작품이라서 더욱 몰입하며 완성해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평소에도 모노톤의 작품을 즐겨 그리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 까요?
A. 평소 ‘드니빌뇌브’ 감독의 작품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그 감독은 힘을 줘야 할 곳에서 힘을 빼면서 심플하게 장면을 풀어나가요. 그런 연출 방식이 작품을 더 깊고 강렬하게 와 닿게 하더라고요. 불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덜어내고 필요한 부분들만 남겨보자라는 생각으로 색의 영역을 간소화 하기 시작했어요. 과거에는 색깔을 쓰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예 모노톤만을 사용하고 있죠.

Q.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작품이 많은데, 작가님의 작품에서 여백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모노톤을 사용하여 작품의 불필요한 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처럼, 여백을 통해서도 의미를 주고 싶은 부분에 포인트를 강하게 줄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여백 가운데에 그려진 선과 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많은 것들을 덜어냈을 때 더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이번 전시는 유튜브를 통해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데요. 오디오 가이드 제작 과정과 활용법이 궁급합니다.
A. 오디오 가이드는 처음 시도해 봤는데, 지인분들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어요. 평소 친분을 쌓던 이정민 배우가 나레이션에 참여해주었고, 녹음실을 운영하는 친구와 함께 수월하게 녹음을 했죠. 글을 보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귀로 들으며 감상을 하는 게 더욱 몰입도가 높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도슨트 같은 경우에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지만 요즘은 대면 행위 자체가 꺼려지는 시기라 오디오 가이드를 진행하는 게 좀 더 시대에 부합하지 않을 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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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이 주목하면 좋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침묵과 고독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사람들이 내면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 시간에 직접 경험하고 느낀 감정과 사색들을 담아냈죠.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무척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또 다른 사람들은 따뜻하다. 저는 단지 한가지의 주제만 던져주는 거고 그 주제 속에서 사람들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작가로써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도 궁금합니다.
A. 이번 전시의 주제 중에 ‘Beautiful Struggle’이라는 댄서에 대한 그림이 있어요. 그 주제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파헤치고 싶어서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죠. 무용수와 작곡가를 섭외해서 내년에는 더욱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입체적인 전시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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