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문화의 아이콘을 만드는 아티스트 GRAFFLEX

By 2020/05/13 interview

BOOM

 

스트릿문화의 아이콘을 만드는 아티스트 GRAFFLEX

주변의 다양한 사물들이나 현상들의 이미지를 단순화 시켜서 아이콘으로 만들고, 그것들이 서로 만나고, 부딪히고 부서지면서 만들어지는 균형감에서 미학을 찾아내고 있는 아티스트 GRAFFELX를 언플러그드바바에서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의 소개와 독자분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아티스트 GRAFFLEX입니다. 저는 주변의 다양한 사물들이나 현상들의 이미지를 단순화 시켜서 아이콘으로 만들고, 그것들이 서로 만나고, 부딪히고 부서지면서 만들어지는 균형감에서 미학을 찾아내고 있어요. 또한 그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작업들에서 제 활동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Q. 작가님의 이름 ‘GRAFFLEX’의 의미와 이름을 지으시게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이름이 어렵고, F가 두개 있어서 오타를 내기도 좋은 이름이에요. 이런 질문들을 받을때마다, 너무 어릴때 작가명을 만들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해요.
어린시절의 전 힙합음악에 심취해 있었어요. 특히나 Wu-tang clan의 음악과 비쥬얼을 좋아했는데, 여기서 받은 영향이 커요. 그 시절 스프레이를 들고 벽을 찾아다니면서 그래피티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이런 이름이 필요했어요. 이 이름이 우탱클랜의 멤버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만들어낸 이름이 GRAFFLEX에요. GRAFFITI, GRAPHIC 그리고 FLEX를 섞어서 만들어낸 이름이죠. 제가 활동을 하던 중, 이름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은적도 있는데, 이미 어떻게든 활동이 시작되어버려서 바꿀 수도 없었어요.(미소)
그래도 참 다행으로 생각하는 건, 이 단어 자체가 세상에 없는 단어이기 때문에 메일이건, 페이스북이건, 인스타그램이건 어떤 플랫폼에서도 쉽게 제 이름을 등록할 수 있었죠.

Q. 작가님은 다양한 분야의 작업들을 해오시는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건 제 주변의 영향이 컸어요.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일에 필요한 작업물들을 저에게 부탁을 했던거죠. 아무래도 제 전공이 그림이 아닌 게임이었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도전이 두렵게 느껴진 적이 없어요.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다 같이 했어요. 의류 디자인, 앨범 디자인, 토이디자인 브랜드들의 로고디자인까지… 정말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 배웠던 시절이었죠. 인쇄나, 옷에 그래픽이 입혀지는 방식이라던가, 토이를 만드는 방법, 설치조형물을 위한 설계 등… 누가 가르쳐 준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방법으로 터득했어요. 심지어 지금 제 작업에서도 ILLUSTRATOR라는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이것도 혼자 배웠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과 좀 다른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해요.

2016_PRT_BOLD_RUN 2018_KNOWLEDGE

Q.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비슷한 감성이 있지만, 각각의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그리고 영감을 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A.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서 쌓여진 경험은 저를 좀 더 ‘나다운 아티스트’ 를 만드는데 주목하게 했어요. 그때까지만해도 외부적인 조건에 의해서 많은 작업을 했는데, 어느 순간 나 자신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한거죠. ‘나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까?’ 에서 시작된 자신에 대한 질문은 결국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지, 무슨 음악을 듣는지, 무슨 영화를 좋아하고 무슨 음식을 즐겨먹는지. 거기에 지금의 나는 어떻게 형성이 된 것인지, 내가 어릴때 좋아했던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난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는지… 이렇게 내 자신을 돌아보고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결국 내가 가진 ‘취향’ 이 무엇인지를 알게되는 중요한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 취향이에요. 내가 좋아했던 것들과 그것들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에서 부터 시작하는거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 그림에 존재하는 소재들은 모두 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죠. 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서 영감을 받고, 그렇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시간이 즐겁기도 해요.(미소)

Q. 작가님의 작품들에 스트릿 컬쳐들이 많이 보이는데, 스트릿 문화에도 많은 관심이 있으신가요? 좋아하신다면 그 이유는?
A. 이미 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힙합음악을 통해서 컬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힙합음악과 가수들의 비쥬얼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깊이가 생기면 생길수록 그 문화의 철학이나 태도에 대해서 매료가 되었어요. 기존 문화에 대한 반항을 단지 폭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나 춤 미술을 통해서 표현해내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때부터 내가 입는 옷이나 듣는 음악 삶의 태도에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어요. 당연히 그래피티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와 같죠.
어린시절 내가 좋아했던 만화와 스트릿 컬쳐는 지금까지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만화가 제 작업들의 미학적 기준을 만들어주게 되었다면, 스트릿 컬쳐는 기존 미술의 방법이 아닌 저만의 방법으로 활동을 만들어가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Q. 작가님의 작품 속에서는 주로 ‘손’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만화는 제 작업의 시작이에요. 말그대로 어린시절 만화를 따라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저의 미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게 바로 이 만화죠. 처음 저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때는 지금보다 더 만화스러운 그림을 그렸는데, 이때부터 지금의 손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어요!
음악에서 멜로디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결국 가사가 직접적인 감정을 전달하죠. 특히나 힙합음악에서 가사가 가지는 의미는 정말 커요. 전 그림을 통해서 이런 직접적인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대화가 아닌 가장 좋은 표현방법이 손 동작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나 이런 표현방법은 언어를 초월하는 능력이 있어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이러한 표현은 언어와 국가의 경계를 초월하죠.

Q.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 힙합 레이블 아메바컬쳐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셨는데, 여러 가지 작업을 하시면서 어려우셨던 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사실 다양한 작업을 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디자이너, 혹은 아트 디렉터인 나와 아티스트로써의 나에 대한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서 프로젝트마다 어떤 자세와 태도로 작업을 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어요. 아티스트로써의 나는 무엇보다 ‘나 다운 아트웍’을 만드는게 목적이라면, 디자이너나 아트디렉터는 ‘브랜드의 필요성’에 걸맞는 작업을 완성해내야 하죠. (미소)
그래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아티스트 GRAFFLEX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작업과 삶이 하나가 되는 것이 혼란스럽고 복잡한 상황만큼은 해결해줬어요.

2019_FRAME_BROS

Q. 작가님께서 작업을 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진실성. 이렇게 이야기 하면 너무 진지한 이야기 같지만, 진실성은 아트웍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죠. 내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작업을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영감을 통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그 새로운 영감을 토대로 정보수집 과정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편이에요. 이건 만화가를 꿈꾸던 어린시절 만들어진 습관인 것 같은데, 하나의 소재를 결정하면 그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서 최근 나이키와의 작업을 통해서 신발에 관련된 아트웍 작업들을 했는데. 덩크라는 신발은 언제 발매가 되었고, 어떤 컬러가 가장 먼저 디자인 되었으며,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이후 어떤 사람들이 이런 신발을 신게 되었고, 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런 부분까지… 그림을 그렸는데 주제와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콘을 그리는건 저로써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에요.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최종 목표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저의 최종 목표는 결국 오랫동안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지금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어요. 대단한 목표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 해결되야 할 일이 많거든요. 경제적으로나 건강적인 부분들도 그렇고… 복합적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당연히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작가가 되고 싶고, 그들에게 도움도 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언플러그드바바와 인터뷰 소감 한 말씀과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모든 일들이 그렇듯 그림을 그리는 일도 쉽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아티스트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미술씬에 대한 불만이나 불신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너무 높은 장벽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실상 그림은 그렇지 않아요. 자신들의 관심사를 찾고, 자신의 취향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작품을 사지 못한다고 해도,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것 만으로도 삶은 조금은 더 즐겁고 행복해질 꺼에요.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 그게 바로 행복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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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_ GRAFF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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