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관계에 한 줄기 꽃을 심어줄, 영화 <7월7일>

By 2020/09/01 movie

7월7일 영화 포스터

메마른 관계에 한 줄기 꽃을 심어줄, 영화 <7월7일> 

오랜 연인과의 팍팍해진 관계는 갈증을 일으킨다. 갈라진 관계의 틈 사이로 스며드는 지난 날의 추억이, 메마른 땅에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오랜 관계 속에서 다시 첫 만남의 설렘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영화 <7월7일>을 추천한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현수’의 과거. ‘현수’는 우연히 만난 ‘미주’에게 주인공을 제안하고, 함께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뭐라도 하고 있는 거야?” 지칠 대로 지친 ‘미주’의 현재. 부족한 생활비, 팀장의 막말로 매일이 고난인 ‘미주’는, 여전히 꿈만 꾸는 ‘현수’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소한 한 마디에 크게 다툰 다음 날, 두 사람에게 같은 날이지만 전혀 다른 7월 7일이 시작되는데. 과연 하루의 끝에 기다리고 있을 그들의 엔딩은 무엇일까?

영화 제목처럼 ‘7월7일’은 연인 관계인 ‘현수’와 ‘미주’에게 특별한 하루이다. 꿈과 낭만으로 가득했던 지난 날과 다르게, 현실의 늪에서 맞이하는 ‘7월7일’은, 그들에게 아픈 기억만을 남긴다. 오랜 관계는 언젠가 녹슬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이 든 접이 식 우산의 쇠 철이, 전부 녹이 슬어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여우비가 쏟아지는 7월7일의 낭만은, 오랜 시간 빗물에 방치돼 녹이 슨 우산 마냥 쓸모 없는 불운의 하루가 되고 만다. 이러한 만남과 이별의 현실적인 감정을, ‘현수’와 ‘미주’라는 입체적인 인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에 온전히 몰입되는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신선한 배우들인 듯 싶지만, 오랜 필모그래피로 탄탄히 쌓아온 연기력이 당연 돋보였다. 뚜렷한 계획도 없이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현수’ 역의 배우 ‘김희찬’은, 꿈과 현실 앞에서 청춘의 갈등을 직설적으로 대변해 준다. 하고 싶은 거 없이 그저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미주’ 역의 배우 ‘정이서’는, 우울하고 자신 없는 현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두 배우가 연기한 연인의 모습은, 과거와 현재의 대비가 명확해서 작품에 더 큰 공감을 더해준다.

‘7월7일’이라는 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장면과 감정들로 채워 나가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다양한 감정 선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분위기, 초반 전개는 조화로웠으나, 결말에 있어서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7월7일이 그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지만, 행복했던 과거와 다르게, 막막해진 현재의 관계를 비극적인 결말로 묘사했다라고 결론 지어 본다.

아름답기만 하던 청춘과 사랑이, 세월이 흐를수록 뿌연 안개로 덮여가는 것 같아 불안해 하곤 한다. 불안의 감정은 관계를 왜곡시킨다. 7월7일이라는 낭만 가득한 하루가 한 순간에 불운의 날로 전락되는 것처럼. 마음처럼 이루지 못하는 꿈, 무기력하기만 한 직장. 현실의 늪에서 메말라 가는 관계를 되돌아 볼 때, 영화 <7월7일>이 잔잔한 위로를 건네줄 것이다.

 

Information

제 목 : 7월7일
장 르 : 청춘로맨스
각본 : 손승현
출 연 : 정이서, 김희찬, 윤건일, 방은정 외
제 작 : 필름소년
배 급 : (주)이놀미디어
러닝타임 : 89분
개 봉 : 2020.09.02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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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_ Seoha

@unpluggedb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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