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_도도새를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작가, 김선우

By 2018/08/10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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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를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작가, 김선우
예술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도 작가의 귀여운 동물 그림과 비비드한 색감에는 쉽게 눈길이 닿는다. 김선우작가의 작품은 접근은 쉽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위트있게 담아내었다. 예술을 통해 시대정신을 말하고 담론은 제시하는 김선우 작가를 언플러그드바바에서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와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꿈을 잃어버리고 획일화 되어가는 사람들과 사회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 나가고 있으며, 거기서부터 시작한 고민들을 ‘도도새’를 통해 이야기하는 김선우 작가입니다.

Q. 페인팅 아티스트로써 처음 시작한 시기와 계기는 무엇인가요? 페인팅 이외에 어떤 작업 활동을 하셨나요?
A. 작업의 계기는 처음에는 제 자신이 안고 있는 자유에 대한 문제로 시작했지만,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저를 둘러싼 사회와 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로 확장되어 갔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작업을 시작한 이래로 계속해서 페인팅으로 표현해 오고 있습니다. 주로 캔버스에 과슈를 이용해 페인팅을 하고 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벽화나 다른 매체들을 이용한 공공미술 작업도 함께 해 오고 있습니다.

Q. 작업을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A. 어떤 예술을 보면 가치나 문제점 등 그 시대가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정신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예술가란 그 시대정신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통해서 시대정신을 말하고 담론을 만드는 일이 예술가가 가진 사회적 책임이지 않을까요.4

Q. 도도새를 주로 그리시는데 의미는 무엇이고, 도도새를 주제로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모리셔스라는 섬에 살던 도도새들은 원래 날 수 있는 새들이었지만 먹을 것이 풍부하고 천적이 없는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굳이 날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결국 날개가 퇴화되어 닭이나 오리처럼 날 수 없는 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15세기 포르투갈 선원들이 탐험을 하던 중 이 섬을 발견했고 그들은 이 날지 못하는 새들에게 바보라는 뜻인 ‘도도’로 부르며 사냥을 했습니다. 그렇게 도도새들은 멸종이라는 비극을 겪게 됩니다.
도도새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에는 머리는 새이고 몸통은 인간인 ‘새 인간’을 그려왔습니다. 유명한 소설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인간이 가진 모순 중의 모순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는 행태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유에 대한 문제는 지금까지 살아온 저의 삶을 통틀어 가장 크게 고민해 왔던 문제였고,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는 왜 진정 자유롭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 왔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이 자유를 잃고 부자유스러운 인간의 몸 속에 갇힌 새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새 인간’으로 그려왔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는 도도새가 겪게 된 비극이 다소 각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새 인간’과 마찬가지로 현대인들이 마치 하늘을 나는 법을 망각한 도도새와 같다고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사회는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어떤 기준과 프레임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그 속에서 안주하도록 유도합니다. 심지어는 행복의 기준이나 사랑의 형태와 같은 것들까지도요. 현대인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조금씩 자유를 포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도도새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자유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도도새에 대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풀어나가게 된 계기는 일현미술관에서 주최한 일현 트래블 그랜트라는 공모였습니다. 작가가 계획한 여행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저는 2014년 공모에 최종 합격해 도도새가 멸종했다고 알려진 모리셔스 섬으로 직접 떠나 2015년 7월 5일부터 8월 5일까지 한 달 간 머물 수 있었습니다. 현지에 머무는 동안 도도새에 대한 자료수집, 드로잉, 인터뷰 등을 비롯한 리서치를 수행하였으며, 그것들을 토대로 지금까지 현대인과 현대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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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양한 컬러를 사용하시는데 컬러를 선정하실 때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쓰시나요?
A. 사실 도도새를 그리기 이전에는 주로 무채색이나 차가운 색깔을 주로 써 왔으며, 이미지들도 마찬가지로 날카롭게 사회를 풍자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앞서 언급했던 모리셔스에서의 여행을 통해 180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계절 내내 정글이 우거진 열대의 섬에서 한 달을 살아내고 나니, 그 곳의 색채가 자연스럽게 캔버스 위로 배어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라고 한다면, 이 시기에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예술이라는 분야는 늘 어렵고 향유하기 힘든 것으로 느끼십니다. 특히 사회 문제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예술은 대개 이해하기 어렵거나 보기 불편할 정도로 노골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무시하거나 삶과 따로 떨어진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먼저 내 작업에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역할을 해 주는 장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애착이 가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Routine, 324.4×130.3cm, mixed media on canvas, 2015>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작업실을 구하지 못해 학교 실기실 에서 몰래 그렸던 큰 작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작업으로 인해 첫 번째 개인전을 치르고, 작업을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던 그런 작업이었습니다.

Q. 작가님이 작품에 담아내는 철학이나 반드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A. 호모비아토르(Homo viator)라는 말이 있습니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언급했던 것으로, 인간은 길 위에서 떠돌 때 비로소 성장해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이러한 방황을 터부시하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매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해진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야만 간신히 남들과 ‘비슷비슷’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경고하죠.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아는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오히려 방황이라는 단어가 필요한 시점은 지금 현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Q. 대중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요?
A. 제 작업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정글의 이미지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과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는 정글이라는 장소의 속성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모리셔스에 방문했을 당시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 표현된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대 기후에 속하는 지역인 모리셔스는 일 년 사계절 내내 덥고 습해 어디든 정글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었는데, 그런 정글의 섬에서 존재하지 않는 도도새를 추적했던 행위는 본인에게 그들과 끝나지 않는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이 방황과도 같은 비현실적인 행위가 저에게 끝없이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이유는 늘 명료한 답을 찾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방식의 생각과 고민을 가능하게 해 주었습니다. 때문에 이 여행 이후 정글이라는 장소는 본인에게 있어 불확실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장소로 인식되었습니다.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 (Martin Buber)는 그의 저서 <나와 너 Ich und Du>에서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찾아가고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워진 정글과도 같은 이 세상에서의 방황은 오히려 부덕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몸부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작품 활동 계획, 전시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다짐이 있다면?
A.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라면, 끝까지 좋은 작가로 살아남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시 일정의 경우, 올해 2018년 개인전 일정은 최근 모두 끝이 났고, 이제 2019년 10월에 성북동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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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작가명: 김선우
이력:
2015 동국대학교 서양화 학사 졸업
2017 동대학원 미술교육 석사 졸업

SOLO EXHIBITION
2018
Homo ViaDodo, 필갤러리, 서울
Expedition, 수호갤러리, 분당
2017
도도, 두 도시 이야기, 팔레드서울, 서울
Hide n seek, 갤러리 포월스, 서울
Jungle of NewYork, 갤러리 291, 서울
Dodo in NewYork, Art mora gallery, 미국
도도새를 찾아서, 갤러리탐, 서울
2015,
새상, 쎄덱 아트 갤러리, 서울
아브락사스,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서울

ETC
2017
아트 치요다 3331 레지던시 프로그램, Arts chiyoda 3331, 일본(도쿄)
아트모라 갤러리 레지던시 프로그램, Art Mora Gallery, 미국(뉴욕)
현대&서울대 ART-UNION 선정작가, 서울대학교, 현대
2016
부평 영 아티스트 2기 선정 작가, 부평 문화 재단
2015
을지 아트 프로젝트 선정 작가, 서울특별시 중구청

ART FAIR
2018
브리즈 아트페어, 세종미술관, 서울
아트룸 로마, 이탈리아(로마)
서울 국제 예술 박람회(SIAF), 코엑스, 서울
Art stage Singapore, 싱가폴
2017
파일럿 플랜트, 대학로 홍대 예술센터, 서울
2016
브리즈 아트페어, 블루스퀘어, 서울

홈페이지: www.birdcage.me
SNS: instagram – dodoseeker, https://www.facebook.com/sunwoo.kim.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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