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_ 다양한 은유로 현대미술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내러티브 페인터’ 김민주 작가

By 2018/05/30 interview

Camouflage 2018

 

다양한 은유로 현대미술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내러티브 페인터’ 김민주 작가

작가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시야를 좀 더 넓혀 여성에 대한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혼자 이해할 수 있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방식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다양한 은유로 이루어진 스토리에 녹여서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이상한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김민주 작가, 그런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와 인사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김민주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Q. 페인팅 아티스트로써 처음 시작한 시기와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그림은 아주 어릴 적부터 제가 가장 좋아했고 제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어요. 그렇지만 늘 진지한 취미였을 뿐이지 작가를 꿈꿔본 적은 없었죠. 그러다 졸업 후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이전엔 잘 몰랐던 넓고 현실적인 사회안에 놓이면서부터 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때까지의 저는 부모님의 기대, 사회의 기준, 주변의 시선에서 특별히 벗어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써왔던 사람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어떤 고유의 색을 가진 사람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공허함을 느꼈어요. 그때부터 일기처럼 푸념하듯이 저의 고민들을 페인팅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제 작업에 메시지라는 것이 조금씩 생겼던 것 같아요. 당시 작업했던 페인팅들을 모아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갖게 되었고, 그 전시를 계기로 이런저런 좋은 기회들을 만나 현재까지 오게 되었네요.

 

Minjoo Kim_Good Girls

Q. 영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영국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년 전 런던의 Chelsea College of Arts라는 학교에서 Fine Art 석사를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에요.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에, 현대미술이라는 맥락에서 내 작업이 더 주제적으로 성숙하고 확장될 순 없을까 하는 고민이 항상 있었고, 해외에서 작가로 자리 잡고 싶다는 목표로 결심한 일이었어요. 현재는 졸업 후 런던에 정착해서 개인 작업과 커미션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런던 내 다양한 아트페어 및 전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작품들이 대부분 인물을 담고 있는데 특별히 인물을 주로 그리시는 이유가 있나요?
A. 어릴 적부터 가장 흥미를 느꼈던 건 늘 인물화였어요. 저한테는 질리지 않는 유일한 것이었고 그리고 싶은 대상이 계속 생겨나는 그런 소재였죠. 좋아했던 화가들도 초상 화가들이 많고요. 단순히 말하면 저에게 인물화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대상이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그리고 작업을 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저를 ‘내러티브 페인터’라고 소개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 그림들은 주로 가상의 상황과 스토리를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요. 초기에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느꼈던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시야를 좀 더 넓혀서 여성에 대한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것을 저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방식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다양한 은유로 이루어진 스토리에 녹여서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제가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이상한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스토리를 만드는 거예요. 그런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A. 우선은 단순하게는 이미지를 많이 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전시를 찾아보고, 좋은 작가를 발견하면 작품집을 인터넷과 책으로 찾아보고, SNS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타투이스트, 포토그래퍼, 페인터 등)의 창작물도 꾸준히 찾아봅니다. 이미지에서 받는 즉각적인 자극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영화에 대한 평론을 읽거나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주제에 대한 관점, 앵글이나 소품 같은 작은 설정 하나에도 감독의 의도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요소들을 보고 듣는 것이 제 작업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어릴 적에 잠시 영화감독을 꿈꿨던 적도 있었는데, 가끔은 영화 한편, 음반 한 장을 낸다는 기분으로 작업을 구상하고, 구성요소를 고민하고, 제목을 짓다 보면 그 과정이 더 즐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Minjoo Kim_Our Routine

 

Minjoo Kim_Invisible Wall

Q.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애착이 가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014년에 작업한 ‘Our Routine’이라는 작품을 꼽고 싶습니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었던 불안정한 20대의 제 모습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주변 분들이 가장 많이 기억해주시는 작업이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불안과 함께 살아지다’라는 철학에세이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Q. 평소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혹은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현재의 관심사에 따라 매번 바뀌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엘리자베스 페이턴 (Elizabeth Peyton)이나 알렉스 카츠 (Alex Katz), 알리스 닐 (Alice Neel) 같은 초상화 위주의 작가들을 좋아했었고,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나 조지 투커 (George Tooker)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도 저에게 내러티브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 많은 영향을 줬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저의 페인팅 스타일을 기존보다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보다 추상적인 화풍의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입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오스트리아 작가 마리아 라스니그 (Maria Lassnig)와 독일 작가 마틴 키펜베르거 (Martin Kippenberger)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요즘 작업하기 전 자주 찾아보는 작가들이에요.

Q. 작가님이 작품에 담아내는 철학이나 반드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A.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이야기이도 한 것’을 늘 추구하는 것 같아요.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더욱 그렇게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Q. 대중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요?
A. 전시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한 작품에서 제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다양한 해석이나 의견이 나오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에요. 작품 안에 있는 스토리에 자신을 대입시켜 보고, 자신만의 경험이나 삶에 비추어서 느껴지는 감정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담아 가면 좋을 것 같아요.

Q. 작품 활동 계획, 전시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다짐이 있다면?
A. 6월 중순에 웨스트민스터 대학 내 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룹 전시에 초대받게 되었어요. 런던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여성작가들과 함께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올해에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관심이 많아져서 동양인 여성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그에 대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에서 제 이름을 보다 많이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지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고 전시를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주어진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프로필

Profile 2017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MA Fine Art 졸업
2009  이화여자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과 졸업
개인전
2016  <Too YOUNG To Be True> 갤러리 이즈, 서울 인사동
– 제 5회 갤러리 이즈 창작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
2014  <Between>, 갤러리 이즈, 서울 인사동

그룹전
2018  She Performs, London Gallery West, London (6월 예정)
2018  Bow Arts Open Studios, The Rum Factory, London
2017  Affordable Art Fair 2017, Battersea Evolution, London            – Recent Graduate’s Exhibition 부문 초대
2017 <SNOOZE : Minjoo Kim & Siannon Saunders>, Hundred Years Gallery, London
2017  Chelsea Summer Show,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2017  SEE ART Group Show, 갤러리 툰, 춘천
2016  Contemporary Paintings, The Brick Lane Gallery, Londo
2016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세종아트홀, 서울  (아시아현대미술청년작가전 선정 작가)
2016  아시아프, 문화역 서울, 서울 (1부 전시 선정 작가)
2015  Potential Art Group Exhibition, 한전 아트센터, 서울
기타 경력
2016  그라폴리오 World Illustration Challenge, Vol.2 챌린지 우승
2015  2015 뮤즈인시티(MUSE INCITY) 페스티벌 메인 아트웍 담당
홈페이지: www.minjookim.net
SNS: 인스타그램 @minjook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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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unpluggedba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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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ney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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