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rewind_ 대사와 음악에 담긴 <중경삼림>의 이별, 사랑 그리고 청춘 1995

By 2018/03/31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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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와 음악에 담긴 <중경삼림>의 이별, 사랑 그리고 청춘 1995

영화 중경삼림은 실연의 아픔을 잊는 캐릭터들의 각각의 스토리를 통해 흥미로운 러브스토리로 주목 받아왔다. 왕가위 감독은 홍콩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이별과 만남을 탐미적으로 연출하였다.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주인공의 독백 대사와 네온 불빛이 가득한 차가운 홍콩 도시, 대사만큼 영화를 잘 대변하는 OST는 놀랍도록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화라고 느끼게 한다.

왕가위 감독의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중경삼림에서도 서사보다는 대사에 집중한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물건이든 기한이 있다. 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유효 기간이 없는 것은 없는 걸까?”,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영영 끝나지 않기를, 만일 기한을 적는다면 만년 후로 해야겠다.”

극중 여자친구와의 이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찰 223 캐릭터로 분한 금성무는 자신의 실연의 아픔을 파인애플 통조림에 이입해서 담담하고 쓸쓸하게 표현했다.

“(비누에게) 너무 말랐잖아 전엔 뚱뚱했었잖아? 왜 그래? 자신감을 가져! (젖은 수건에게) 그만 울어. 계속 울기만 할 거야? 강해져야지. 왜 축 쳐져 있는 거야? 내가 도와줄게. (인형에게) 얘기 좀 해. 그녀를 화나게 하지마. 사람은 흔들릴 수 있잖아. 그녀에게 기회를 주자고. (헤어진 여자친구 옷에게) 외롭다고? 벌써?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

스튜어디스 여자친구에게 실연당한 경찰 663 캐릭터로 분한 양조위는 이별 후 느끼는 상실감을 그가 살고 있는 집의 사물에 비유해 마냥 슬퍼하거나 우울하지 않은 감정들을 표현했다. 극중 마약거래상으로 분한 임청하는 사실 한 사람을 이해한다 해도 그게 다는 아니다. 사람은 변하므로. 오늘은 파인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이 내일은 다른 것을 좋아하게 될 테니깐.” 이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임청하를 잘 대변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대사가 지금 젊은 세대들에겐 약간은 유치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 질 수도 있지만 사랑과 이별, 상처에 대해 당면하는 젊은 이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어찌 보면 일차원적 표현일수록 솔직한 게 아닌가 싶다.

중경삼림에는 간판의 불빛과 패스트푸드점의 조명 등 영화 내내 네온 조명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영화의 배경은 여름이지만 왠지 모르게 싸늘한 도시의 느낌을 준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살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왕페이가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를 틀어 놓고 춤을 추는 장면이다. <California Dreamin’>과 함께 영화를 대표하는 곡인 <몽중인>은 크랜베리스의 <Dreams>를 번안한 곡으로 주연배우 왕페이가 직접 불렀다고 한다.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몽중인>은 결말의 여운을 남기는데 영화를 보면서 느껴졌던 감정들이 음악 한 곡으로 정리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중경삼림>은 인간의 외로움과 사랑 사이에 방황하는 감정을 서사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다. 극 중캐릭터들에게 끝없는 불안과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주어지지만 그 속에서도 설렘과 새로운 날들에 대한 꿈들은 청춘 영화로 대사와 음악을 통해서 당시 젊은 청춘들의 감정을 가장 감각적으로 대변하는 영화로 평가 받고 있다.

 

Information

제목: 중경삼림

출연: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왕페이, 주가령

감독: 왕가위

배급: ㈜앤드플러스미디어웍스

수입: ㈜미디어캐슬

러닝타임: 101

개봉: 199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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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이수빈 (Elin)

사진제공 :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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