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interview_영화 <사라진 밤>에서 치명적인 매력 캐릭터 ‘박진한’으로 분한 김강우를 만나본다.

By 2018/03/05 interview

배우 김강우 (5)

영화 <사라진 밤>에서 미워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 캐릭터 ‘박진한’으로 분한 김강우를 만나본다.

배우 김강우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연기에 있어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왔다. 배우로서 그의 노력이 묻어있지 않은 순간은 단 하나도 없을 만큼! 그런 그가 영화 <사라진 밤> 속 ‘박진한’으로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입증한 것은 물론 부드러운 남성미와 치명적인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며 매 작품마다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하는 김강우를 만나보았다.

Q. 영화 <사라진 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보시고 출연을 고심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A. 박진한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들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욕 먹기 딱 좋은 비호감 캐릭터지 않은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신인감독님께서 잘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창희 감독님이 연출하신 단편 영화 ‘소름’이라는 작품을 보게 됐죠. 이 작품도 좁은 피시방에서 일어나는 서스펜스 장르였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고, 자연스럽게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 출연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Q. <사라진 밤>의 출연을 결정하신 이후 감독님과의 첫 미팅 그리고 첫 촬영은 어땠나요?
A. 첫 미팅 때 감독님이 키도 굉장히 크시고,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계셔서 ‘거인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웃음) 첫 촬영 때는 신인 감독님답지 않게 필요한 부분만 촬영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도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작품에 대한 생각을 완벽하게 가지고 계셨고, 치밀하고 자세하게 준비된 콘티를 가지고 촬영을 했고, 큰 편집 없이 그 장면들만 가지고 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Q. 연기하시면서 느끼신 진한은 어떤 인물이고, 그런 진한에게 설희 (김희애) 와 혜진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A. 박진한은 굉장히 여리고, 어리석은 사람이에요. 누구나 살다 보면 권력과 욕망을 갈망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인데 과한 욕심 때문에 나중에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진한이 딱 그런 케이스의 인물이죠. 어리석게도 자신과 맞지 않는 윤설희와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에 진한에게 설희는 도망쳐야만 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거에요. 반면에 혜진은 진한에게 “선생님은 꿈이 뭐에요?”라고 물음으로서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욕구를 터뜨려줬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혜진에게 당연히 더 끌렸을 거 같아요. 만약 혜진이 마냥 젊고, 예쁘기 만한 여자였다면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거에요.
Q.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 같아요.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관객 분들에게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감정선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리듬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고 힘들었어요. 감독님은 최대한 순서대로 촬영해주시려고 신경 써주셨고, 저는 나름대로 초췌하고 피폐해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잠도 줄이고, 식사도 거르고 촬영장에 갔었어요. 그런 것들이 작품 속에 잘 표현 돼서 작품을 보시는 관객 분들께서 몰입하시는데 더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Q. 제작보고회와 시사회 때마다 상대배우 김희애씨를 ‘뮤즈’라고 표현했던 이유는?
A. 10대때부터 지금까지 김희애 선배님을 봐왔는데 늘 한결 같은 분이세요. 아내이자 엄마로서 가정을 잘 이끌고 계시면서 배우로서의 환상을 깨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일과 가정을 병행한다는 것과 자기관리, 배우로서의 삶 모든 것을 본 받고 싶어 존경의 의미를 담아 ‘뮤즈’라고 표현했습니다.

배우 김강우 (1)

Q. 원작 스페인 영화 ‘더 바디 (2014)’를 한국 버전으로 각색한 <사라진 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이고, 기존 스릴러물과는 어떤 차별 점이 있을까요?
A. 원작 <더 바디>는 풀어나가는 방식은 좋았지만 유럽 영화 특유의 무심하고 친절하지 않은 표현들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잘 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우리영화는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인물들에 있어서 더 친절하죠. 또 보통 스릴러와는 스토리나 전개방식이 달라서 영화를 20분가량 보시면 어느새 추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그래서 추적 스릴러라는 표현을 사용한 거 같은데 관객 분들이 재미있고, 신선하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사라진 밤>은 배우 분들의 열연은 물론 이창희 감독님의 치밀한 구성과 연출력이 무척 돋보인 영화였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실 배우로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웃음) 다만 촬영하는 모든 장면들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완벽해서 장면 하나하나를 합쳐두면 기가 막히게 잘 맞춰졌어요. 아무리 연출이 빛나는 작품이라도 결과물이 실망스러울 때도 많은데 이번 작품은 감독님의 완벽한 계산 덕분에 잘 짜인 결과물로 빛이 났던 작품이에요.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Q. 영화 <사라진 밤> 차기작으로 ‘데릴남편 오작두’를 선택한 이유는?
A. 자연으로 돌아가는 트렌드가 잘 반영되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모든 잘났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캐릭터들 속에 오작두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다는 남을 더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선택했어요. <사라진 밤> 박진한과 상반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그 동안 밝은 성격의 작품들을 해오지 않아서 충분히 이미지 변신을 위한 선택이라고 느껴지실 수 도 있을 텐데 앞서 말했던 극 중 오작두만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과 배우로서 또 다른 이미지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건 즐겁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Q. 끝으로 올해 연기 16년차가 되셨는데 배우 김강우에게 연기는 여전히 어떤 의미인가요?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A. 보통 배우라는 직업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는 그 특별함을 버리고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가진 직업이 배우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슬럼프도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내가 이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로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고,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마음가짐이 처음보다 더 크고 소중해졌어요. 한 직업을 가지고 10년 이상을 했다는 건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 군에서 존중 받을 만한 일이에요. 어느덧 연기 16년차가 됐으니까 3~4년 뒤에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려고 합니다. (웃음)
Information
제목: 사라진 밤
출연: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감독: 이창희
제작: ㈜싸이더스
배급: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러닝타임: 101분
개봉: 2018년 3월 7일

Profile

김강우
소속사: 킹엔터테인먼트
데뷔: 2002년 영화 ‘해안선’

김강우 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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