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lace_ 추억을 찾아주는 익선동 카페, 프루스트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주는 익선동 카페, 프루스트

좁은 익선동 한옥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특별한 향기에 이끌려 한국적인 감성과 이국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프루스트에 도착하게 된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모티브로 한 카페 프루스트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홍차와 밀크티, 마들렌을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프루스트 효과’처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나만의 향수를 경험할 수 있는 이곳, 프루스트에 언플러그드바바가 다녀왔다.

Q. 웹진 언플러그드바바 독자 분들께 간단한 카페 소개와 인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반갑습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소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카페 겸 향수 공방입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홍차와 마들렌을 먹고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는데요, 그 소설에서 착안한 ‘프루스트 효과’라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효과를 사람들에게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홍차, 밀크티, 마들렌과 향기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자신만의 향으로 제품들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Q. 언제부터 프루스트를 운영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향수 공방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2년 조금 넘었습니다. 원래는 향수 공방만 운영 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향수 제작이 비싼 편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쉽게 체험을 못하실 것 같아서 향 제품 말고도 이 공간에 와서 홍차와 마들렌을 통해서도 향과 관련된 체험을 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함께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Q. 향수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직접 클레스를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클레스가 운영되고 있나요?
A. 자신만의 향수를 직접 만드는 DIY클레스는 블로그를 통해서 예약 하는걸 권장하고 있는데요, 클레스가 없는 시간대에는 현장에서 바로 체험도 가능합니다. DIY클레스 같은 경우는 자신이 좋아하는 향과 싫어하는 향을 생각하고, 조향사에게 만들고 싶은 향을 말씀해주시면 그것에 맞게 스스로 만드실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정도 제공해 드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프루스트에서 가장 추천하는 향수는 무엇인가요?
A. 프루스트의 향수 중에 인생의 시기를 담은 ‘컨텍트’ 시리즈가 있어요. ‘컨텍트’ 시리즈는 새벽 별, 낮 별, 밤 별 향으로 구성 되어있어요. 새벽 별은 태어나고 순수하게 꿈을 가지고 있는 시기를 담았고요, 낮 별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열정과 애환을 담고 있는 향수 입니다. 밤 별은 그런 생활이 끝나고 죽을 때까지의 시기를 담고 있어요. 사람들은 죽음이랑 늙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죠. 그런데 밤에 별이 가장 빛나는 것처럼 저희 삶에서 태어나고 나이 들고 죽기 전까지 삶의 이유나 염원을 제일 많이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밤 별 향을 제일 좋아해요. 물론 향도 저와 제일 잘 맞는 것 같고요. 그리고 프루스트에서 죽음과 관련된 향수도 1년 넘게 준비 중인데 올해부터 판매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Q. 밀크티, 홍차, 마들렌을 만들 때 특별히 신경 쓰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홍차와 밀크티의 경우는 저희가 매장에서 직접 매일 만들어요. 다른 카페는 콜드 브루 밀크티가 유행인데 저희는 영국가정집에서 먹는 핫 브루 방식으로 매장에서 2시간 정도 끓이면 한번에 8잔 정도 나오는 밀크티를 정성을 들여서 만들고 있어요. 일단 저희가 모든 재료를 정말 좋은 재료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설탕을 전혀 사용 안하고 대신에 아가벨 시럽을 사용해서 단맛을 냅니다. 그리고 저희 시즌 메뉴 중에 태국 밀크티가 있어요. 그 밀크티의 경우 실제로 태국에서 사용하는 재료 그대로 다 사용해요. 그런 식으로 재료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요. 물론 요즘 트렌드에 맞게 패키지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죠. 그리고 마들렌은 강남에 계시는 프랑스 셰프님한테 공수하고 있어요.
Q. 프루스트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정말 정성을 다해서 만드는 밀크티를 가장 추천해요. 저희가 설탕을 전혀 사용 안하다 보니깐 프렌차이즈 카페 밀크티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프루스트의 밀크티가 심심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저희가 설탕이나 물 한 방울도 넣지 않기 때문에 훨씬 향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요. 저희가 홍차를 만들면서 많이 연구 했는데 녹차와 달리 홍차는 프로펠린 성분이 있어서 카페인을 없애주고 건강에 정말 정말 좋아서 추천해드려요. 저희가 향 업체다 보니깐 벚꽃 밀크티, 태국 밀크티 등 시즌 별로 향이 들어간 밀크티를 판매하고 있어요. 밀크티에 바나나 향, 헤이즐넛 향, 초콜렛 향 등 다양한 향이 들어간 나만의 밀크티도 만 수 있어요.
Q. 특별히 익선동에 자리잡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희가 2년전에 시작할 때만 해도 익선동이 지금처럼 유명하지는 않았어요. 그때는 외지고 어둡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서 지인들이 여기서 하면 안된다고 정말 많이 반대 했어요. 그래도 저희가 여기서 하게 된 이유는 한옥의 매력 때문인 것 같아요. 익선동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오면서 프루스트의 소설처럼 과거로 돌아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화이트 컨셉으로 인테리어 함으로써 백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최적화된 공간을 꾸몄어요.

Q. 익선동에 다양한 한옥 가게들이 많은데 프루스트만의 특별한 강점이 있을까요?
A. 익선동의 다른 가게들은 마당을 다 실내로 개조했는데 저희만 마당을 그대로 유지 했어요. 그래서 공간이 협소한 편이라 주말 같은 경우에는 자리가 금방 차서 손님들이 오셨다가 그냥 가는 경우가 많아요. 만약 저희도 다른 가게들처럼 마당을 실내로 개조를 하면 한 8개 테이블을 더 둘 수 있고 매출도 훨씬 오를 거에요. 근데 저희가 원래 처음 계획했던 한옥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컨셉과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왔다가 그냥 가시는 손님들께는 너무 죄송하지만 한옥의 특징인 마당을 즐길 수 있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어요. 이렇게 상업적 느낌의 공간이 아닌 것이 프루스트만의 장점인 것 같아요
Q. 프루스트를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무래도 향을 만들러 오시는 분들이 인상 깊은데, 어떤 외국 여성분은 저희 프루스트의 스토리를 듣고서는 너무 멋있다고 마당에서 자기 나라의 전통춤을 추신 적이 있어요. 그리고 어떤 학생 분이 할머니를 추억하는 향을 만들어 가신 것도 기억에 남아요.
Q. 앞으로 프루스트가 어떤 공간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나요?
A. 사람들이 ‘나는 누구며, 우리가 왜 여기 존재하는지’ 등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고 삶에 대한 여러 질문을 함께 나누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