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interview_ 내려놓는 묵직함, 삶을 그려내는 배우 김남길

By 2017/04/05 interview

내려놓는 묵직함, 삶을 그려내는 배우 김남길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단번에 탑스타의 반열에 올라 연이어 ‘나쁜 남자’, ‘상어’로 멜로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데뷔 14년차에 접어든 배우 김남길은 단역과 조연부터 주연배우로 거듭나기까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지녔지만 매 작품 새로운 매력을 형성해냈고, 어느덧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눈빛에서 뿜어내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달리 수더분한 성격은 그의 매력을 한 층 더한다.
반전을 좋아하는 까닭일까. 김남길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영화 ‘어느날’을 통해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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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은 속도감 있는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데 우리 영화는 작고 소소한 영화라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이윤기 감독님의 전작들과 색깔이 달라서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어떻게 밝게 풀어 가실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영화 ‘어느날’ 속 김남길은 아내가 죽은 후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중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의 영혼을 마주하게 되는 ‘강수’를 연기했다. ‘멋진 하루’, ‘남과 여’를 연출했던 이윤기 감독과 김남길, 천우희의 만남. 인터뷰를 통해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대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윤기 감독은 김남길을 두고 멜로를 배제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처음에는 ’미소’와 ‘강수’가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는 내용은 어떨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아픔이 치유되는 것에 집중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꼭 연애를 통해서만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니까.”
멜로란 어쩌면 흥행 보장, 혹은 터닝포인트와 같은 수식어와도 연결될 수 있다. 배우 김남길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매 작품을 유작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한다는 그의 진지한 태도는 영화 ‘어느날’을 통해 다르게 보여진다. 많은 팬들과 관객들에게 멜로 연기로 사랑받던 때의 그는 멜로를 연기하기 위해 더욱 애썼다. 그런 그를 변화시킨 것은 연기를 하지 않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는 선배들의 조언. 연기에 힘을 빼고 캐릭터, 그리고 사람 자체에 대한 고민을 했단다. 뻔한 기대감으로 배신감을 느낄 관객들을 위해 멜로 눈빛을 자제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예전에는 내려올 준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누군가에게 주묵받거나 잘 되는 것보다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오히려 요즘은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저를 대입하면서 캐릭터를 편하게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어요.”
한창 잘나가는 30대 배우의 입에서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벌써 내려올 준비라니. 그러나 동시에 그런 그의 담담한 모습과 스크린에 비쳐진 ‘강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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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란 건 일상적인 일이에요. 아내와 함께 지냈던 공간에서 ‘강수’가 자기 연민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건 혼자만 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우울하다는 감정을 남에게 지나치게 전달하는 건 모두가 지치는 일이에요. 아픔을 깨고 나와야죠. 그리고 누군가 그 아픔에서 나올 수 있게 이끌어줘야 하고요.”
<어느날> 속 두 사람은 서로에게 그런 존재일까. ‘강수’는 어느 날 갑자기 ‘미소’라는 영혼을 마주한다. ‘강수’의 입장에서 ‘미소’는 어쩌면 아내를 잃은 뒤의 그리움과 간절함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으나, 또 한편으로는 마음 속 뿌리 깊게 자리잡은 아픔을 치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다. 그런 그에게 관객을 몰입시키는 눈물 연기의 비법을 물었다.
“촬영하는 동안 바다나 계절감과 노래들이 잘 어울려서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음악만으로도 풍부해지는 감정을 노래하듯 연기해내는 배우 김남길. 그런 그의 감수성이 더해져 더욱 풍부한 캐릭터가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품에 임하면 새로운 옷을 입듯 캐릭터의 옷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김남길. 강렬한 그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장 유약한 태초의 상태로 겸허하게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는 배우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 ‘어느날’을 통해 김남길은 더욱 깊어진 감성과 섬세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올 봄 따뜻한 치유의 감정을 느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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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7-04-05-09-25-48_89김남길
소속사 오엔엔터테인먼트
데뷔 2003년 MBC 31기 공채 탤런트
수상 2014년 아시안 필름 어워드 아시아 라이징스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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