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interview_디테일 속 묻어나는 강렬한 아우라, 김재욱을 만나다

By 2017/01/30 interview

섬세하고 부드러운 디테일 속 묻어나는 강렬한 아우라, 김재욱을 만나다.

“배우는 지금 살고 있는 삶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을 쉬는 동안도 불안하지 않아요. 내가 휴식기를 어떻게 가지는지, 어떻게 사는지가 다음 배역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까.”

중저음의 나직한 목소리, 매 작품 전성기를 갱신하는 조각같은 외모, 내적 성장을 거듭하는 단단한 신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시선을 사로잡는 블랙홀 같은 눈빛. 배우 김재욱을 수식하는 표현에는 한계가 없다. 모델 출신의 큰 키와 다부진 몸, 조각을 빚어놓은 것 같은 마스크로 20대를 보냈다면 이제는 한층 성장한 남성미와 성숙함으로 알찬 30대를 설계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순백의 이미지로 맡은 배역을 족족 완벽히 소화해내더니, 그야말로 순백과 흑색을 동시에 흡수한 배역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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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가장 마음이 동요되고 저와 맞닿은 지점이 있는 배역을 선택해왔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연기이기에 30대가 되고 나서는 영화 위주로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고요.”

영화 ‘다른 길이 있다’를 통해 대중 앞에 선 김재욱은 견고하다. 그간의 작품들이 올해로 10년의 배우 생활을 이어 온 그를 단단히 빚었을까. 흔들림 없고 냉철한 반면, 낭만적이고 어딘가 모성애를 자극하기까지 하는 눈을 마주하고 있자면 연기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배우로서의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수완은 배역 자체보다는 영화의 톤앤매너와 시나리오에 끌렸던 것 같아요. 기다리던 작품을 드디어 만나 주저>없이 선택한 거죠.”

김재욱은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수완’의 감정을 간직하며 개봉까지 2년이 넘는 오랜 제작과정을 함께했다. 겨울의 춘천을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관객들에게 차갑고 서늘한 여운을 남기고 싶어 겨울 개봉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그. 마침내 2월 개봉이 확정되자 설렜을 당시의 심정이 자연스레 전달되었다.

“희노애락을 당연히 표출해야 하는 인물인데 그렇지 않을 때 슬픔이 더 크게 밀려오잖아요. 표현하지 않으며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카메라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맞게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불안. 이러한 생각과 고민은 ‘수완’을 더욱 풍부하고 섬세하게 이끌었다. 조창호 감독과 김재욱은 끊임없이 연기를 의심하고, 연출을 의심하고, 자신을 의심했다. 기술보다는 정서를 드러내기 위한 배우와 감독의 솔직하고 친근한 움직임. 김재욱은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수완’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해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과 후의 변화가 너무 힘들었어요. 수완의 정서를 항상 간직하고 있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탭들과 대화하고 상대 배우와 이야기하지만, 어느 정도의 힘든 감정은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김재욱 본인조차 ‘수완’을 단언하지 못했다. 아니, 그를 명확히 결론지으려 하지 않았다. 미처 밝혀지지 않은 수완의 배경과 뒷이야기를 흐릿하고 추상적으로 남겨두고자 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그가 얼마나 깊은 고민과 준비를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상상의 여지가 많은 인물이지만 상상할 수 없었다는 김재욱의 표현이 ‘수완’을 표현하는 완벽한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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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배역을 맡은 서예지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극중 서예지가 연기한 흰 새(‘정원’)와 김재욱이 연기한 검은 새(‘수완’)는 바늘과 실 같은 애틋한 관계보다는 그야말로 하늘을 수놓는 두 새의 이질적이고도 아름다운 모습 그 자체다. 우연한 계기로 만났지만 우연하게 헤어질 수 없는 아슬아슬한 사이. 김재욱과 서예지는 배역에 완벽히 동화되어 관객들마저 몰입시켰다.

“촬영장에서 예지씨와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어요. 만나는 장면이 적기도 했고, 영화의 흐름상 어느 정도 어색함도 필요했기 때문에 배우들끼리의 어색함을 작품에 녹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너무나도 멋지고 아름다운 두 배우가 연기에 대해 이토록 신중히 배역을 이해하고 진지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촬영장에서 성별을 떠나 동료 배우와 제작진에 대한 배려의 자세로 임하는 김재욱과 ‘수완’을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간극은 가히 존경할 만 하다.

“저한테도 ‘수완’과 비슷한 에너지의 시기는 있었어요.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천 개의 죽음이 있으면 천 개의 사연이 있는 거잖아요.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고, 수완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사연이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수완’에게 더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다행인 건 힘든 일을 털어놓은 소중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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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은 인터뷰 내내 진중한 자세로 영화와 ‘수완’에 대해 설명하다가도, 간혹 개구진 미소로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이야기할 때는 눈을 빛내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을 좋아하고, 요즘 ‘썰전’을 즐겨본다는 너무나도 소소한 배우. ‘글장난’을 좋아한다는 배우. 취미로 이야기를 쓰고, 일기를 쓸 때는 3인칭이 되어보기도 하고 소설에서 재미있는 문체를 발견하면 상황에 맞춰 써본다는 취미조차 독특한 이 배우를 어떻게 단번에 모두 알 수 있을까. 흑과 백의 조화가 어우러져 배우로서 한계가 없는 그의 이미지처럼 배우 김재욱은 그야말로 사람 냄새 풍기는 배우였다. 그것도 배우로서의 역할과, 인간 김재욱으로서의 역할 모두 완벽히 소화해내는.

작품이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아직도 ‘수완’을 가슴 한 켠에 품고 있다.

“끝으로 언플러그드바바 인터뷰를 보고 계실 여러분.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실 거예요. 우연히 어디선가 지나가다 본 영화, 그런데 너무나도 영향을 준 영화, 극장에서 봤다면 참 좋았을 텐데 싶은 영화. 이 영화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규모가 작은 영화지만 대작들만큼 좋은 에너지와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극장에서 관람을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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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출생 1983. 04. 02

신체 183cm

소속사 더좋은 이엔티

수상 2009년 제4회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어워즈 모델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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